몇 년 전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 어드밴스크 셀 테크놀로지(ACT)라는 생명공학 회사에서 인간배아복제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또 최근에는 서울대 '황석우' 교수팀이 줄기세포와 관련된 획기적 연구결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는, 공상과학 만화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생명창조는 그에 맞는 거죽을 만들고, 또 영혼을 불어넣는다는 의미.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수십만의 영혼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신명나는 굿판은 물론 정안수 떠놓고 조앙신에게 아들의 성공을 빌던 어머니의 모습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떠나 보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깨어진 명경으로 바라보는 흐릿한 영상들

동네에 텔레비전이 한 두 대 밖에 없던 시절.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이 열리는 밤이면 어른들이고 아이들이고 밥숟가락을 놓고 모두들 텔레비전이 있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텔레비전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방 한 가운데 놓여 있고 동네 사람들은 마루까지 빼곡이 앉아 있었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김일 선수가 등장하면 어느새 그 집은 동네가 떠나갈 듯한 환성과 아쉬운 탄성이 합창처럼 울려 퍼졌다. 한판 '굿'이 열리는 것이다. 김일 선수는 등장해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는 신화적인 인물이었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구심점이었다. 우리의 굿이 그러했던 것처럼.

▲ 주술적 성격을 지닌 오색 구름다리 ⓒ 무속연구가 양대석

무(巫)는 연결이자 단절의 의미

1. 청신(請神) 굿이 열리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굿판이 벌어지는 집으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겼다. 굿은 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다 주었다. 때론 웃고, 울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의 응어리를 신명나는 굿판에 풀어냈다.

굿판에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차면 무당은 판을 시작한다. 굿은 신을 모시는 과정인 ‘청신’으로 시작하는데 이 때는 의뢰인인 ‘단골’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최대한 끌어올린다. 분노인지 한인지 모를 그런 것들이 가슴 가득히 들어차도록 다그치고, 어르면서 닫아 두었던 상처들을 하나 둘 끌어낸다.

2. 오신(娛神) 단골의 슬픔과 응어리가 절정에 이르면, 무당은 신령을 청한다. 접신을 위한 춤과 주문 후에 약간의 긴장이 흐르고 무당은 어느새 접신이 되어 먼저 떠난 서방이 되고, 자식이 되고, 또 척신이 되거나 병마가 되어 있다.

신령이 망자인 경우 굿판은 무당을 통해 이야기하는 망자와 단골의 한 맺힌 대화로 여기 저기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또 척신이나 병마일 경우에는 탄성이 울리곤 한다.

3. 송신(送神) 그렇게 가슴에 맺혔던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막상 신령을 대하면 이상하게도 할 말이 없어진다. 이미 연을 달리했기 때문일까?

둘의 대화가 끊기고 적막이 흐르면 어느새 신령은 ‘잘 살라’ 또는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 순간 그 서러움과 안타까움에 단골의 감정은 극에 달하고 그것은 눈물이 되어 흐르고 그러는 사이 가슴에 쌓인 한이 자신도 모르게 하나 둘씩 사라져 간다. 그렇게 망자는 떠나가고 산자는 삶을 지속해 가는 것이다.

한국의 굿 샤머니즘(Shamanism), 그 상처의 시간들

굿, 이제는 낯설기만 한 이 단어가 한때는 우리 민족의 구심점이자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 굿의 발생을 거슬러 올라가면 선사시대로까지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무당이 들고 있는 장신구(방울, 칼, 거울)들이 당시의 청동 제품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굿은 고려시대에 이르러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국가적인 행사는 물론 일반 평민들도 무당을 신성시하고 굿을 친숙하게 여겼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유교가 유입되면서 그 세가 꺾이기 시작한다. 신성시되던 무인(巫人)의 신분이 천민으로 전락되고, 또 천민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수도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는다.

또한 일제 시대에 이르러서는 더욱 강한 탄압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굿’이 바로 우리 민족을 하나로 연결시켜 주는 구심점이자 민족성의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일제가 물러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그 탄압은 계속됐다. 박정희 정권은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굿을 비롯한 모든 샤머니즘적 요소를 미신으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말살시켜 갔다.

무당의 삶은 피폐해졌고, 그 생명력도 시들어 갔다. 큰무당들이 소리소문 없이 하나둘 명을 달리하면서 기예가 단절되고 음성화되면서 제대로 기술을 전수 받지 못한 선무당들의 등장이 늘어났다. 이전에는 없던 단골이나 구경꾼에게 돈을 추렴하는 일도 이때 발생하게 됐다.

현재에 이르러서야 굿과 무당을 민족문화로 인정하고 있지만 그것은 복원이라는 의미보다는 박제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재생시키기에는 상처가 너무 많고, 오해와 편견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 굿의 종류

많은 굿들이 그 자취를 감추었지만 이전에는 다양한 형태의 굿이 존재했었다. 잘 알려진 굿은 천신굿, 나라굿, 신령기자굿, 진오기굿, 병굿, 여탐굿 등이 대표적이다.

천신굿은 새로 추수한 곡식을 신령에게 선 보이고 집안의 평온을 빌던 굿을 말하고 나라굿은 대표적인 병굿인 ‘마마배송굿’과 함께 사장된 굿으로 왕조 시대에 왕가의 요청에 따라서 벌이던 굿. 신령기자는 무당이 스스로를 위해 행하던 굿으로 ‘허주굿’이라고도 불리며 자신이 모시는 신령을 모시는 굿이다.

현재까지 가장 왕성하게 행해지고 있는 굿인 진오기굿은 일명 ‘씻김굿’이라 하여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굿으로 현재도 왕성하게 행해지고 있다.

그외 치병을 목적으로 하는 병굿, 집안의 경사를 조상에 알리는 여탐굿 등이 유명한 굿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무슨 무슨 굿이라는 이름으로 칭하며 다양한 굿을 벌였다.

소멸(消滅), 박제를 위한 씻김

굿판, 언제부턴가 그곳에서 울려 퍼지던 징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지가 오래다. 이제 박제가 되어 버린 것일까?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당의 씻김굿을 녹화 방송해 준 기억이 있다. 사람들은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진지하게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무당은 조명 현란한 무대 위에서 굿판을 벌였다.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굿을 아주 깊은 산골 아니면 대도심의 공연장에서나 보게 된 것은 고작 얼마 전의 일에 불과하다.

굿의 소멸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일제의 전통문화 말살정책이나 박정희 정권의 근대화 정책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그것들이 주된 역할을 했다면 우리는 그 아래서 일종의 조력자 혹은 방관자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닐까?

근래의 복제인간 얘기가 아니더라도 그 과학과 문명이란 것이 전해 준 달콤함에 우리가 그것들을 스스로 멀리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 매물도에서 바라본 풍경 ⓒ 컨텐츠팩토리

신년을 맞아 심신을 새롭게 해보겠다는 대견한 발상을 안고 ‘매물도’를 찾았었습니다. 장소를 그곳으로 정한 이유는 얼마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봤던 ‘소매물도’의 그럴싸한 풍경이 머릿속 깊이 각인 됐던 탓입니다.

하지만 막상 거행한 여행의 실제는 ‘그럴싸한’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통영까지 꼬박 6~7시간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했고 몸은 피로했으며 통영 어느 여관에서의 숙박은 고단함을 각성시켜주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출발할 때의 기특한 마음이 들어찼던 자리는 언제부턴가 알싸한 소주가 대신했습니다.

 

▲ 통영 매물도간 여객선 선내 ⓒ 컨텐츠팩토리

다음날 짭조름한 바닷바람에 온갖 사연이 저며진 통영항에서 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 흐르자 선실 작은 창문 가득, 매물도가 파도처럼 밀려들어옵니다. 물론 섬에 내려서도 문제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소매물도 정선(停船)장이 파손됐다는 것이었죠.

 

▲ 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섬 ⓒ 컨텐츠팩토리

생각하면 참 안타까울 노릇인데, 당시는 스스로도 이해 안 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유는 고되긴 했으나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던 지난 과정이 썩 그럴싸했던 터입니다. 집착을 버리자 ‘섬 한 가운데에서 공을 차면 바다에 빠질 것’ 같은 그 섬이 너무도 고맙고 넉넉하게 다가옵니다. 60~70대가 전부인 섬 노인들이 젊은 이방인에게 보낸 환대 역시도 너무도 고맙고 말입니다.

 

▲ 등산로 갈대숲 ⓒ 컨텐츠팩토리

비록 보고자 했던 소매물도야 못 보았지만, 마음에 더 좋은 것들을 담아온 듯합니다. 명분이 되면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에는 가치를 두지 않는 사회적 통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일도 의미 있었습니다.

 

▲ 폐창고 창문으로 밀려드는 바다 ⓒ 컨텐츠팩토리

지난 한 해와 올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박사의 논문 역시 과정의 옳고 그름보다는 명분과 결과에만 집착한 데서 비롯된 해프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연초 밀려드는 업무와 앞서 말한 이런저런 고마운 ‘깨달음’에 기대어 올해는 예년처럼의 신년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무 잘라놓은 것 같은 이상적 목표에 앞뒤 안 가리고,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이 생활하기보단 순간순간 과정을 즐기고, 충실할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무계획은 아닙니다. 춥지 않은 날에 그곳에 다시 찾아가볼 요량입니다.

스크린에 비춰진 투명한 현실조명은 생각 이상으로 영롱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영화는 늘 보아오던 드라마에서의 스타플레이어와 같은 도구나 장치의 절대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던져 주기도 하고, 스스로의 가치나 생활과 견주어 볼 수 있는 여운을 던져 주기도 한다. <연연풍진>처럼 말이다.

1965년의 대만.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한창이다. 변화의 선두에 선 사람들이 여유로운 걸음으로 변화에서 오는 갖가지 전유물들을 취하는 동안 뒤쳐진 이들은 스스로를 돌아볼 틈도 없이 생존을 위해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아원과 아원의 가족도 다르지 않다.

진정성을 담보한 영상과 이야기

▲ 영화포스터 ⓒ 센트럴 모션 픽쳐스 코퍼레이션

아원의 가족은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주해온 이주민들이다. 대만에 특별한 연고도 없고, 재산도 없는 아원의 가족들이 시대의 빠른 변화에 원활히 적응해 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일가가 본토를 떠나올 때 먹었던 희망은 오래지 않아 부당한 노동과 형편없는 임금 등 팍팍한 현실에 부식된 지 오래다. 아원의 부친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탄광으로 내몰렸고 그곳에서의 비인격적인 대우를 묵묵히 감내한다. 그리고 그 가난의 굴레는 아들인 아원에게 고스란히 대물림 된다.

15살이 되던 해 아원은 본토를 떠나오던 아버지와 똑같은 희망을 품고 타이페이로 상경한다. 하지만 처음 취직한 인쇄소에서 아원은 그의 부친이 겪었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현실의 벽과 마주한다. 그리고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만을 의지하고 있는 무기력한 가족들을 위해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 나간다.

아원의 유일한 위로는 자신을 뒤따라 타이페이로 올라온 여자친구 아운이나 몇몇의 친구들과 어울려 고단한 몸에 술을 털어 넣거나 아운과 함께 눈부신 타이페이의 거리를 말없이 걷는 게 고작이이다.

허 샤오시엔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에 살고 있고, 영화표현도 생활에서 온 거다. 우리는 우리가 무슨 삶을 살고 있는지 그러나 잘 보지 못한다. 영화란 프레임이라는 틀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세상을 산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의 영화가 어떤 블록버스터보다 흡입력을 지니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희망 없는 미래 그리고 사랑

태생적 가난이라는 힘겨운 굴레를 전제로 한 일가의 삶에서 출발한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아원과 아운 두 사람의 사랑을 좀 더 밀도 있게 조명한다. 하지만 흔히 등장하는 영화 속 연예장면처럼 로맨틱한 대화나 연출보다는 암울한 일상을 함께 극복해 가는 게 전부다. 최소한의 대사조차도 드물다. 다만 가끔씩 보여 지는 투 샷이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 센트럴 모션 픽쳐스 코퍼레이션

그러던 어느 날 아원의 친구들이 하나둘 입대하게 되고, 결국 아원에게도 영장이 도착한다. 피상적인 인물에의 접근은 이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입영열차에 오르지 못하고 무언가를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아원. 아운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까지 아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원은 쓸쓸히 입영열차에 몸을 싣는다.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화면은 역 어느 곳으로 이동해 있다. 아운의 모습. 아원을 보기 위해 역에 나왔지만, 차마 그를 떠나보낼 용기가 나지 않아 한 쪽에서 슬픔을 가누고 있다. 요즘 '트랜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더 많은 공감이 가는 장면이다.

입대한 후 아원과 아운은 편지를 교환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제대를 얼마 앞둔 어느 시기, 아운의 편지가 뜸해지고, 아원은 아운이 자신의 편지를 전해주던 우편배달부와 결혼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 센트럴 모션 픽쳐스 코퍼레이션

내내 평면적인 사랑 묘사에 '둘의 관계를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아원의 눈물과 통곡에 씻겨 내려간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아원의 마음속에는 아운에 대한 사랑이 쉽게 뽑아낼 수 없는 거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상실의 마음을 안고 제대한 아원이 찾아간 곳은 고향의 고구마 밭. 고구마 밭을 일구던 노인은 한참 전부터 멍한 시선으로 그 곳에 앉아 있는 아원을 넌지시 바라보더니 '고구마 키우는 일이 인삼 가꾸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내던진다. 멀어지는 카메라가 청년과 노인 그리고 고구마 밭을 하나의 일상으로 묶어 멀리서 잡는다.

이 영화는 80년대 대만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87년 작으로 사적 단위의 가족사를 통해 대만의 역사를 환기시키는 작품인 <비정성시>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제작됐다. 이 영화는 좀 더 작고 소박한 세계를 담은 자전적인 색체가 강했던 시기의 작품으로 1987년 낭트영화제 작품상과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했다.

1997년 개봉됐던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는 '토마스 얀' 감독의 처녀작으로 개봉 당시 독일에서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던 것은 물론 극 중 '마틴' 역의 '틸 슈바이거'가 이 영화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바 있다.

▲ 영화 포스터 ⓒ 브에나비스타

영화의 시작부분, 카메라는 낮게 땅에 내려앉아서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을 주시한다. 그러다 두 명의 사내를 발견하고 그들을 쫓아 병원의 한 진료실로 따라 들어간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진료실 안에서 의사는 마틴과 루디에게 각각 '뇌종양'과 '골수암 말기'라는 진단을 내린다.

삶의 가치는 길이가 아닌 방향

영화는 잠시 그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병실에서 시가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등 방향성 없이 불만을 토로하는 마틴과 성경책을 손에 끼고 종교의 힘에 기대는 루디까지….

죽음은 마틴의 방식이든 루디의 방식이든 내면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중압감이 함께하는 어려운 화두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죽음'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물음표 앞에 '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조금은 뜬금없게 들릴 수 있는 이 '바다'의 출처는 이러했다.

만취한 어느 날 밤 데킬라와 곁들일 오렌지와 소금을 찾을 목적으로 조리실에 잠입한 그들이 술을 충분히 마시고도 남을 수천 개의 레몬을 찾아낸 후, 질퍽한 술판을 벌이던 중 찾은 것이었다.

"바다를 한 번도 못 봤어?" 마틴이 루디에게 물었다.

"응. 단 한번도…." 마틴이 답했다.

"우리는 지금 천국의 문 앞에서 술을 마시는 거야. 세상과 작별할 순간이 다가오는데 그걸 못 봤단 말이야?" 마치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마틴이 되묻는다.

"정말이야. 본 적이 없어." 루디는 진지했다. 마틴 역시도 다르지 않았다.

"천국에 대해서 못 들었나? 그곳엔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어.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이야기할 뿐이야. 바다 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핏빛으로 변하는 커다란 공…. 사람들은 자신이 느꼈던 그 강렬함과 세상을 뒤덮는 바다의 냉기를 논하지. 영혼 속의 불길만이 영원한 거야. 넌 별로 할 말이 없겠다. 입 다물고 있어야지. 바다를 본 적이 없으니까…. 소외감으로 겉돌지도 몰라."

"그럼 안 되지.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절망에 휩싸인 루디의 질문에 마틴은 "천국에서는 바다 얘기만 해, 바다를 보러 가자!"며 루디를 일으켜 밖으로 나선다.

바다, 진정성이 담긴 소박한 삶의 의미

삶의 목표를 정하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주차장에 도착한 이들은 차문에 열쇠가 꼽혀진 벤츠 한 대를 발견하게 된다.

게다가 그 차를 몰고 얼마 가지 않아 차 안에서 총까지 발견하게 된다. 분명 차주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틀림없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길을 나선 얼마 후 이들은 당장 입을 옷과 여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를 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범죄 행각은 오히려 세인들의 호감을 얻게 된다. 사람들은 그들이 찾아가는 '바다'에서 잃어버린 각자의 꿈과 희망의 흔적을 발견했던 것이다.

하지만 세인들의 관심과 언론의 보도가 잦아지면서 갱단과 경찰의 추적도 집요해졌다. 아슬아슬하게 추격을 따돌리고 숨을 돌릴 무렵 그들은 갱단의 차 안에서 100만 달러를 발견하게 된다. 갱단이 그토록 자신들을 집요하게 추격하는 이유가 거기 있었던 것.

그러나 마틴과 루디에게 갱단의 추격은 이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죽기 전까지만 피해다니면 그만이었다. 그들은 그 돈으로 자신들의 소원 한가지씩을 해결하는데 사용하기로 한다. 마틴은 평생 그의 모친이 갖고 싶어하던 캐딜락을 선물하고, 루디는 동시에 두 명의 여자와 하룻밤 잠자리를 보내는데 사용한다.

소원을 해결한 지 얼마지 않아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그들이 밤을 보낸 곳이 다름 아닌 갱단의 본거지였던 것이다. 할리우드의 영화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액션 혹은 코미디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영화는 전혀 뜻밖의 반전을 보여준다.

마틴과 루디가 갱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 직전 죽음을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그들을 의아해하던 갱단의 두목. 그는 무게 있는 목소리로 이유를 물었고, 마틴과 루디는 농담처럼 서로 번갈아 보며 병명과 목적지를 털어놓는다.

"천국에서 주제는 하나라고. 그래 바다지…. 노을이 질 때 불덩어리가 바다로 녹아드는 모습이라니…. 정말 장관이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불은 촛불과도 같은 마음속의 불꽃이야…. 거기 두 사람, 아직 바다를 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뛰어가!"

갱단의 두목은 예전 마틴이 했던 말과 같은 바다 얘기를 읊조리고는 그들을 놓아 준다. 다시 바다를 향해 차를 몰고 출발하는 두 사람.

이 영화는 내내 '당신의 바다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내던진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에 길든 자신에 대해서 '왜' 따위의 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어쩌면 동일한 모습, 동일한 옷, 동일한 룰에 얽매여 사는 조탁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오늘 잠시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왜?', '어디로' 따위의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답은 굳이 바다와 같은 푸른빛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일몰을 보고 싶었습니다. 찾아간 곳은 진주성과 진양호입니다. 이곳의 노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이 각박한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온전한 석양을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진주성에 어린 나무 그림자 ⓒ 컨텐츠팩토리

사실 예전 매일같이 바라보던 석양은 일과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의식의 다름 아니었습니다. 20여분 남짓한 아름다운 일몰을 바라보며 내일을 위해 오늘 마음에 쌓였던 것을 버리곤 했었습니다.

▲ 석양에 물든 진양호와 소나무 ⓒ 컨텐츠팩토리

▲ 시간이 흐를 수록 진하게 물드는 노을 ⓒ 컨텐츠팩토리

남강과 진양호의 노을이 지는 20여분 동안 10여년은 족히 넘었을 가슴 속 채증을 쏟아 냈습니다. 물론 버거웠으며, 성에 차지는 않았으나 의미는 있었습니다. 또 언제 저것을 바라보게 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덕분에 당분간 마음속에 싫고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내일의 희망을 담보한 일몰의 끝 ⓒ 컨텐츠팩토리

남강과 진양호의 노을이 지는 20여분 동안 10여년은 족히 넘었을 가슴 속 채증을 쏟아 냈습니다. 물론 버거웠으며, 성에 차지는 않았으나 의미는 있었습니다. 또 언제 저것을 바라보게 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덕분에 당분간 마음속에 싫고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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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 탄탄하게 뿌리를 내린 일본의 경제는 '엔(¥)'의 전성을 구가한다. 주변국 국민들은 하나, 둘 자신의 경제적 성공을 꿈꾸며 이 기회의 땅으로 모여든다. 이들은 스스로 '엔타운(円都)'이라 명명한 도시 외곽에 모여 근근이 생활을 영위한다. 반면 일본인들은 이 마땅찮은 이들을 '엔타운(円盜)'이라 애써 폄하한다.

이 영화는 도시를 지향하며 꿈과 희망을 저당 잡힌 '엔타운'들의 호흡을 통해 현대사회 가치 지향의 무게 추에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영화 시작부에 카메라는 화려한 도시의 전경을 비추는가 싶더니 감독의 이름이 등장할 때쯤에 이르자 어느새 어둡고 습한 '엔타운'의 거리로 이동해 있다. 그리고 서성인다.

소녀, 삶을 가늠해보는 '메틸오렌지'

멀미가 날 정도의 빠른 카메라 워크는 영화의 주인공인 이름 없는 소녀(아게하)를 발견하면서 잠시 안정을 찾아간다. 14살의 소녀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유곽을 향해 다시 걸음을 이어간다.

'유곽'이나 '성' 따위의 말초적 단어의 의미 자체를 모르는 소녀는 그저 엔타운의 생경한 풍경이 신기할 따름이다. 결국 소녀의 이러한 순진무구는 포주와 거래를 끝내고 돌아서던 그리코의 마음을 되돌리는 계기로 작용한다.

분명 '엔타운'은 기숙학원처럼 꿈과 희망을 저당하고 목표, 즉 경제적 안정을 꾀한 후 회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이곳에서 벌이는 범죄와 드물지 않게 당하는 인간적 수치와 모멸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 그리코의 이러한 행동은 아주 특별한 경우.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동거는 그리코와 '아리조나'라는 고물상을 운영하는 친구들에게 신선한 청량제로 작용한다. 그리코는 가슴에 새겨진 나비 문신에 호감을 보이는 소녀에게 나비라는 의미의 '아게하'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게하의 가슴에 사인펜으로 애벌레를 그려준다.

이어 그리코는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나비 문신은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낸 꿈과 희망에 대한 조시(弔詩)라 말하고, 그리코의 애벌레가 훌륭한 나비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렇듯 어둡고, 습한 현실 무대에서 소녀 아게하는 생존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구축한 삶의 질곡 그 이면의 본성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한편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월요일 아침 신문에 실린 로또 당첨 번호를 보면서 하는 상상. 만약 지난주에 우연히 이 번호 6개를 로또 복권에 기입했었더라면….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밀려오는 직장 상사에게 사표를 쓰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주일 배낭여행을 떠나는 꿈 혹은 그림자처럼 지겹게 따라다니던 은행 대출금을 청산하는 통쾌함 등등. 행복 이외의 것이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어느덧 지하철이 목적지에 다다를 때면 어김없이 스치는 생각 하나. 정말 그럴까?

이 영화는 그 질문에 고개를 내젓는다. 우연히 엔화를 위조할 수 있는 마그네틱 필름을 손에 넣게 된 그리코와 아리조나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들은 필름을 이용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뽑아낸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삶을 찾아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카메라는 이 중에서 그리코와 그녀의 애인 '페이홍'의 삶을 추출해서 담아낸다. 노래를 잘하는 그리코를 위해 극장을 차리는 페이홍. 그리고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이제 됐다 싶은 순간 삶은 예상치 못한 문제를 제시하고, 길을 막아선다.

문제는 이렇다. 어느 날 유명 음반사의 기획자가 찾아오고, 그리코의 앨범을 내주는 대신 '페이홍'과의 결별을 요구한다. 결국 음반사는 이를 거부하는 페이홍을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당국에 고발 감금시키고 만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거둔 그리코의 놀라운 성공.

한편 아게하는 이런 변화에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등을 돌리고 '엔타운'으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질퍽한 골목의 황망한 풍경들을 찾아 나서고, 엔타운에서 유행하는 마약을 직접 맞아보기도 하는 등 자신의 또 다른 고향에 대해서 진지한 탐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엔타운의 무허가 진료소에서 자신의 가슴에 그리코의 그것과 같은 진짜 나비 문신을 새겨 넣는다.

구치소에 수감된 페이홍, 사회가 공인한 '성공'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 자신의 과거가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는 그리코. 그리고 누구나 벗어나기를 희망하는 엔타운으로 돌아와 그곳에서의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비 문신이라는 상징을 통해 일련의 감정을 표출하는 아게하. 이 세 인물들의 족적은 영화가 무르익어 가면서 '삶의 방법 혹은 과정의 가치'라는 명제로 결실을 맺게 된다.

영화는 방법론으로서의 삶과 관련된 무수한 질문들을 쏟아 냈다. 사실 우리는 어느 정도 사회가 던져준 공식에 길들여져 왔고, 의문을 갖기보다는 수용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한 번쯤 획일화된 갑옷을 벗고 자신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도 필요하지 싶다. 영화에서처럼 소유와 성취가 삶의 끝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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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를 본 것이 벌써 7년 전 일이다. 당시 졸업을 1년여 앞두고 진로에 대한 불안함에 매일 뜬눈으로 날을 새곤 했다. 그날도 몸담고 있던 극단의 낡고 허름한 지하 연습실에서 처지가 비슷한 동료와 함께 졸업 후의 일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지친 동료가 ‘생각이나 잠시 가두자’고 빌려온 것이 이 영화였다. 이윽고 회색빛을 띠고 주변을 맴도는 두 청춘의 앞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도입부가 매우 독특했다. 출근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시각, 정오의 햇살이 이불 속에 파묻혀 있는 ‘정원(한석규 분)의 얼굴을 비춘다. 인근 학교로부터 '차렷', '열중쉬어' 하는 아침조회 구령 소리가 한가롭게 들려온다. 이어 배경음악과 함께 빨간 스쿠터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사진관으로 향하는 정원.

이처럼 일상적이고 흔한 장면을 ‘8월의 크리스마스’는 너무도 특별하게 스크린에 담아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평면 같은 작품의 무엇이 이처럼 영화에 몰두하게 만드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인기배우 ‘한석규’와 ‘심은하’를 전제로 한다 해도 다 채워지지 않는 ‘2%’가 있었다.

의문의 답은 영화의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보여지는 ‘초등학교 구석에서 바라본 운동장’이나 ‘무성한 플라타너스 잎에 반짝이는 햇살로 장식한 여름 오후의 풍경’ 등 세밀한 묘사가 그것이었다.

참고로 당시 동료들 사이에서 ‘사진’이 유행했다. 따라서 연극 말고는 특별한 재주가 없던 우리들은 서로의 사진을 ‘품평’하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그러는 와중에 영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실 몇 가지를 깨닫게 됐다. 바로 ‘이야기’와 ‘빛’이 그 중 하나였다.

어떤 풍경을 두고 사진을 찍을 때 나름의 철학을 가지는 것과 기계적으로 셔터를 누르는 것과 큰 차이가 있었다. 또한 사물보다는 주광이 어디에 있고, 어떤 상태인가를 파악하는 게 우선 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에 어지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존재할 리 없는 ‘표준전과’를 찾아 돌아다니곤 했다. 그런데 이 영화 속에 좀처럼 보이지 않던 답안들이 유리알처럼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게 아닌가.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피시방’으로 달려가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인터넷에는 작품소개보다는 ‘유영길’이라는 촬영감독의 얘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고 유영길 촬영감독….

아마도 우리 두 사람은 암묵적으로 이 영화를 만든, 특히 이런 빛을 담은 영화를 다시 보기를 원했던 것 같다. 뜨겁던 흥분과 열기는 그 만큼의 허탈함을 던져주었다. 돌아오는 길 영화 속 한 장면이 머릿속에서 끝없이 리플레이됐다.

‘늦은 오후 시내버스 좌석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는 정원. 순간 주차단속원 다림이 누군가와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악에 바친 차 주인을 상대하기에는 다림은 너무도 연약했다. 정원은 그 특별한 풍경을 너무도 무심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무표정한 정원의 얼굴에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배어든다.’

무엇인가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장인의 땀과 열정이 그 영상과 오버랩 되면서 무척이나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졸업을 맞이했고, 다시 연습실을 찾지 못했다.

대신 영업사원으로 거래처와 거래처를 뛰어다녔으며, 몇 푼의 월급을 신앙으로 여기며 글쟁이로 무수한 밤을 지새워야했다. 그간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갔으며 깎고, 다듬어 졌다. 하지만 밤하늘의 별처럼 더욱 선명해지는 영화 한편. 바로 '8월의 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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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길을

아주 오랜 시간 흘러 다시 바라봅니다.

하굣길 친구들과 웃으며

내달리던 그 넉넉한 골목은

세월에 깍여 작고 바랬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저 휘어진 골목 끝을 돌아

그 어린 친구들 웃으며 인사라도 건낼까,

텅 빈 골목길을

먹먹해진 가로등 불빛 사이로

한 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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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설득 그리고 공감을 통한 지지 획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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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팩토리 샘플] 정치 단체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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